희미한 빛이 어두운 방을 스쳤다. 형광등은 간헐적으로 깜빡였고, 습기 찬 콘크리트 벽에는 검은 곰팡이가 퍼져 있었다. 남자는 눈을 떴다. 머리가 깨질 듯 아팠고, 입안은 바싹 말라 있었다.이름이... 기억나지 않았다.자신이 누구인지, 왜 여기 있는지,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다.그가 몸을 일으키자, 바닥에 흩어진 종이 조각들이 바스락거렸다. 하나를 집어 들자, 거기에는 흐릿한 글씨로 이렇게 적혀 있었다."산을 넘지 마라. 기억은 너를 삼킨다."의문이 꼬리를 물었다. 방을 나서기 위해 문고리를 돌리자, 철컥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바깥은 회색빛 도시였다. 하늘은 늘 흐렸고, 거리에는 사람 그림자 하나 없었다. 마치 이곳 전체가 시간에 갇힌 유령 도시 같았다.그는 도시를 걸었다. 가끔 간판이 붙어 있는 가..